40·50대가 직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법 - 김경일 교수의 인지심리학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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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위해 목숨 바치는 건 바보짓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부하들에게 가장 존경받았던 장군 패턴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세상에 제일 바보 같은 놈이 나라 위해 죽는 놈이다."

과격하게 들리지만, 그의 진짜 메시지는 이것이었습니다. 전투에서 열심히 싸우되, 생존 확률을 높여서 집에 돌아가라.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직장인의 두 가지 극단을 모두 바보짓이라고 말합니다.

  • 직장을 위해 혼신을 다 바치면서 자기를 위한 일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 바보짓
  • 주는 만큼만 딱 일하면서 자기 직무 기량을 발전시키지 않는 것 — 역시 바보짓

정답은 "나도 살고 직장도 살자", 윈윈입니다.

일이 즐거우면 정신질환이다?

뇌과학적으로 일할 때 뇌는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fMRI로 촬영해보면, 일하는 동안 뇌의 쾌락 중추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김경일 교수와 뇌과학자들이 세미나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직장인이 일이 즐거우면 정신질환이다. 학생이 공부가 재밌으면 미친 거다."

그런데 분명 입사 초반에 일이 즐거웠던 때가 있습니다. 그건 착각입니다. 성장감이 있었기 때문에 뇌가 즐겁다고 착각한 것이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할 때도 뇌를 촬영하면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레벨업이 계속 올라가니까, 성장감이 오니까 즐겁다고 착각하면서 몰입하는 겁니다.

40대 슬럼프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

40대쯤 되면 반드시 슬럼프가 옵니다. 안 오는 게 더 이상한 겁니다.

웬만한 일들을 다 루틴하게 잘 해내는 전문가가 된 거죠. 여기서 인지심리학의 전문가 정의가 흥미롭습니다.

전문가란, 그 일을 잘 해냈는데도 기쁘지 않은 사람. 훌륭하게 해냈는데도 옆에서 칭찬도 안 해주는 사람. 성장감이 없으니까요.

이때 오는 건 번아웃(Burnout)이 아닙니다. 번아웃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엄청나게 많이 해서 오는 탈진이죠. 40대에 오는 건 그 반대, 보어아웃(Boreout)입니다.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해서 뇌가 완전히 적응해버린 상태. 보어아웃이 오면 자신도, 회사도 비관적으로 보게 됩니다. "회사도 결국 다 아무 소용 없어", "네가 아무리 해봐야 안 돼" — 30대 초중반에 이런 선배, 본 적 있지 않나요?

해법: 작은 직무 변화를 요구하라

슬럼프를 극복하려면 일의 변화를 살짝 줘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큰 변화보다 작은 직무 이동을 더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큰 변화에는 "분명히 엄청난 뜻이 있을 거야"라고 합리화하며 따르지만, 작은 변화에는 극렬히 저항합니다.

하지만 그걸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요구해야 합니다.

"안 할 애가 아니라, 오케이 할게. 대신 이거 줘." — 이게 윈윈의 자세입니다. 많은 확장이 아니라 약간의 확장을 여러 번 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다 보면 엑스퍼트(Expert)를 넘어서 마스터(Master)가 됩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 기업의 인사 담당 임원들은 지금 소리 소문 없이 앞으로 30~40년 남겨야 할 45·50대를 선별하고 있습니다.

부자의 성격: 우호성과 개방성

성격을 다섯 가지 요인으로 볼 때, 외향성·성실성·신경증성은 거의 안 변합니다. 하지만 우호성과 개방성은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 우호성: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려는 성향
  • 개방성: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성향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특징은 명확합니다.

성격 조합 결과
우호성 적당 + 개방성 높음 부자가 가장 많은 유형
우호성 높음 + 개방성 높음 아무 말이나 다 듣는 사람
우호성 낮음 + 개방성 낮음 완전한 외톨이
우호성 높음 + 개방성 낮음 패거리끼리만 다니는 사람

적당한 우호성이란?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순 없지만, 필요한 사람과는 가까이 지내고, 함께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최소한 적은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니체의 단서: 감정이 아닌 행동을 약속하라

니체가 결정적인 단서를 줍니다.

감정을 쓸데없이 약속하지 말고, 행동을 약속하는 습관을 가져라.

"평생 회사를 위해 목숨 바치겠습니다" — 이건 감정의 약속입니다. 감정의 약속은 필연적으로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감정은 변하기 때문에 수정도, 회복도 안 됩니다.

반면 행동의 약속은 다릅니다.

  • "10시 전에는 이걸 해놓겠습니다"
  • "1시가 넘으면 이건 하지 않겠습니다"

행동 약속은 어길 수 있지만, 반성하고 고칠 수 있습니다. 잘 되는 조직들은 기업 문화를 모두 행동으로 만들어놓습니다. 송파구의 한 기업은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다 행동으로 정의했습니다.

  •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 "쓰레기는 보는 사람이 먼저 줍는다"

전부 행동의 약속이죠.

그릇의 크기에 대한 오해

"그 사람 그릇이 크다"는 칭찬, "그릇이 작다"는 평가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김경일 교수는 말합니다.

세상에 그릇 큰 사람만 있으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납니다.

작은 그릇은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핵심은 자기 그릇에 맞는 물을 담는 것입니다. 그릇을 넘치는 물을 부으면, 그릇을 채우는 노력보다 테이블을 닦는 데 더 큰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경제적 자유의 진짜 의미

경제적 자유가 "일을 안 할 권리"라고만 생각하면 함정에 빠집니다. 좋아하는 것만 40년, 50년 하면 그건 고통이 됩니다. 아무리 행복한 자세도 2시간 이상 취하면 지옥이 오듯이.

진짜 경제적 자유란, 싫어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 쪽으로 옮길 수 있는 자유입니다. 근로를 하면서 소득을 얻되, 자기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 그 사람이 꽤 괜찮은 부자입니다.

자기만의 부자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이 정도면 부자야." 이렇게 스스로 정의하는 훈련. 우리는 그런 훈련을 받은 적이 없기에, 멈추지 못하는 겁니다.


이 글은 SBS '교양이를 부탁해' 채널의 김경일 교수 인터뷰 영상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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