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가격이 계속 오르는 진짜 이유 - AI 때문이라고?
4년 된 콘솔이 더 비싸진다는 게 말이 되나
지난주에 PS5 가격을 확인하다가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몇 달 전보다 또 올랐더라고요. 그것도 소폭이 아니라 제법 의미 있는 수준으로요.
일반적으로 콘솔은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게 정상입니다. 제조 비용이 최적화되고, 초기 투자비를 회수한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죠. 그런데 PS5는 2020년 출시 이후 6년이 지난 지금도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상해서 좀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복잡한 이유들이 얽혀 있었습니다.

핵심은 반도체, 그리고 AI의 등장
PS5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수급 문제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AI 붐으로 인한 고성능 칩 수요 폭증이죠.
PS5의 핵심 부품인 AMD Oberon 칩은 TSMC에서 제조됩니다. 이 칩이 게임 처리, 그래픽 렌더링, 로딩 속도 등 콘솔의 모든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 역할을 하죠.
문제는 TSMC가 PS5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이폰, 맥북, 그래픽카드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AI 서버용 칩 주문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2023년 ChatGPT 열풍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이들의 칩 주문 규모는 분기당 수십억 달러 단위입니다.
반도체 파운드리의 현실
TSMC 같은 파운드리 업체는 한정된 생산 캐파시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팹(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 건설비용: 팹 하나당 150~200억 달러
- 건설기간: 3~4년
- 양산까지: 추가 1~2년
그러니까 지금 팹을 착공해도 실질적인 생산량 증가는 2028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돈을 더 많이 내는 고객이 우선순위를 가질 수밖에 없어요.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칩의 단가와 PS5 한 대의 칩 단가를 비교하면... 소니 입장에서는 좀 서글픈 현실이죠.
엔화 약세라는 추가 변수
반도체 문제에 더해, 환율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니는 일본 기업이고, 주요 비용은 엔화로 발생하지만 매출은 전 세계 다양한 통화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엔화가 달러 대비 상당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요.
| 연도 | USD/JPY 평균 환율 |
|---|---|
| 2021 | 109엔 |
| 2023 | 140엔 |
| 2026 | 148엔 (현재) |
엔화로 동일한 제조비용을 지불하는데, 달러나 유로로 받는 매출의 실질 가치가 줄어든 셈입니다.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각국에서 현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AI가 바꾼 반도체 생태계
사실 2022년 이전까지는 반도체 수요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습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게임 콘솔 등의 수요는 계절성이 있고, 큰 틀에서 예측이 됐거든요.
그런데 AI가 등장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 급작스러운 수요 폭증: ChatGPT 성공 이후 모든 기업이 AI 경쟁에 뛰어들었어요
- 지속적인 투자 증가: AI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고 끝이 아니라 계속 확장해야 합니다
- 높은 칩 사양 요구: AI 학습/추론용 칩은 최신 공정이 필수예요
결국 소니 같은 기업들이 기존에 확보하던 생산 캐파시티의 상당 부분이 AI 쪽으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당분간은 현 상황이 지속될 듯
안타깝게도 단기간에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새로운 팹들이 완공되고 있지만, AI 투자 규모도 동시에 커지고 있거든요. 오히려 공급 증가분이 AI 수요 증가분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니 입장에서도 현재 PS5 재고가 금방 소진되는 상황에서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한 가격 인하 압력은 크지 않을 거예요.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건:
- 연말 번들 딜: 게임이나 액세서리 포함된 패키지 할인
- PS5 Pro 출시 효과: 기존 모델 가격 조정 가능성
- 2027년 이후: 새로운 팹 가동으로 공급 여유 생길 수 있음

마치며
결국 PS5 가격 상승은 소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AI 시대로의 전환이 만든 거대한 구조적 변화의 일부인 것 같습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하드웨어 공급망의 적응 속도를 앞질러버린 상황이랄까요.
당분간은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세일 타이밍을 노리는 수밖에 없겠네요.